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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Consac Pill Stylus 2 Touch Pen

Consac Pill Stylus 2는 한마디로

가격이 착하고, 필기감이 착하고, 디자인도 착해서
몇만 원짜리 터치펜들을 가볍게 능가하는 훌륭한 국산 터치펜입니다.

Consac Pill Stylus 2 Touch Pen

새 터치펜이 필요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 + Adonis Jot Classic 터치펜 조합을 사용중이었습니다. 팁 부분이 너무 굵은 기존 터치펜들의 단점을 ‘투명 디스크’ 형태의 팁으로 극복했다고 주장하는 부분 때문에 이 펜을 구입했었습니다. 필기할 때 펜 끝에 가려지는 부분은 확실히 덜하긴 해써요. 터치를 인식하게 만드는 알루미늄 원판이 수명이 제한적이라 하는데(별도 구입 및 교체 가능), 일 년 넘게 쓰는 동안 성능에도 큰 차이가 없었고요. 헤비 유저는 아니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터치펜을 찾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는 필기할 때 나는 소음 때문이었습니다. 팁이 알루미늄 및 플라스틱 소재로 돼 있어서 강화유리로 된 아이패드 표면에다 뭘 쓸 때마다 딱딱거리는 소리가 꽤 거슬리게 났습니다1. 조용한 장소에선 꽤 거슬릴 정도고 미팅 때도 다른 이의 불필요한 시선을 끌 정도였습니다. 필기를 빠른 속도로 할 땐 자연스레 손에 힘이 들어가니 소리가 더 커지고요. 이걸 신경 쓰기 시작하니.. 급기야 필기를 맘놓고 할 수도 없게 되더군요.
Consac Pill Stylus 2 Touch Pen

패브릭 소재 팁

제가 쓰던 터치펜이 좀 특이한 경우고, 사실 대부분의 터치펜의 팁은 부드러운 합성수지나 고무 형태입니다. 그래서 패드에 쓸 때 소음 걱정을 할 필요는 없어요. 필 스타일러스 펜도 팁이 패브릭 재질로 되어 있어서 소음은 나지 않습니다. 패브릭 재질은 고무 재질보다 패드 표면에서 마찰 없이 부드럽게 미끄러져 필기감도 낫스비다. 다만 많이 쓰면 헤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좀 있어요. 스펙상으로는 500만 회 반복 압력 테스트에도 문제없는 내구성을 지녔다 하지만, 스펙은 어디까지나 스펙일 뿐이죠. 어쨌거나 일단 보름 정도 사용하는 동안엔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Consac Pill Stylus 2 touch pen from Highway Banana on Vimeo.

필기 인식

인식률은 꽤나 훌륭합니다. Adonis 펜이 필기 속도를 높이면 꼭 빠지는 획이 생기는 반면, 필 스타일러스는 – 아주 없는 건 아니지만 – 인식 실패 정도가 훨씬 양호합니다. 연필 쓰듯이 어느정도 기울여 필기를 해도 인식률이 나쁘지 않습니다. “소리” 문제가 해결돼 필기 속도 자체도 더 높아졌고요.

팁의 굵기

펜팁의 굵기가 세밀한 글 쓰기에 영향을 미치는 건 분명합니다. 애초에 adonis의 펜을 택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죠. 하지만 필 스타일러스 처럼 어느 정도 굵은 팁을 실제로 써 본 결과, 팁의 굵기는 글쓰기 시 “생각보단” 크게 불편한 요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인기있는 대부분의 펜 노트 앱(제가 쓰는 건 Goodnote입니다)들이 필기 영역 확대를 지원하기 때문이지요. 이 기능을 활용하는 한, 앞으로도 팁 굵기를 펜 선택의 기준으로 삼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외

이만하면 디자인도 깔끔한 편이고 다양한 색상 선택이 가능한 점도 맘에 듭니다. 그 컬러들도 별로 촌스럽지 않고요. 1만 원대 중후반의 가격대도 선택을 더 부담없게 만듭니다. 달리 말하면 뭔가 특별한 기능(필압감지라든지 블루투스 연결이라든지)이 붙지 않는 한, 이제 일반적인 스타일러스 펜 가격이 이보다 비싸야 할 이유를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긴 힘들어 보입니다.


  1. 딱딱한 팁이 보호필름을 씌운 패드 표면에 흠집을 낸다는 사용기도 보이지만, 따로 필름같은 걸 씌우지 않았다면 어지간해서 패드 유리에 흠을 낼 염려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