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Life

어마무시하게 실용적인 온천호텔, 설악오색그린야드 호텔

이 호텔에서 할 수 있는 것:
  • 5분만에 설악산 한 가운데로 들어가기
  • 한 시간 안에 동해 바다 품에 안기기
  • 설악 지역 최고의 온천과 찜질방에서 몸 푹 익히기
  • “호텔”이란 이름에 “안” 어울리는 착한 가격
이 호텔과 별 관계 없는 것:
  • 로맨틱한 디너와 우아한 호텔조식1
  • 연인들이 사진찍어 올리고픈 예쁜 방2
  • “호텔”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어메니티나 침구

웬일인지 저 외관을 보고 “무려” 밴프 스프링스 호텔을 떠올렸다는(…)
– 사진출처: 오색그린야드호텔 홈페이지

6인 가족이 3박 이상 묵을 스위트룸이 필요했습니다

황금 연휴를 맞아 부모님과 아이까지 함께 할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처음에는 양양 솔비치가 희망 숙소였지만 콘도 회원이 아니고선 방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차선으로 검색한 강원 지역 여러 호텔들 중에 방 둘 이상을 가진 스위트를 갖춘 곳은 손에 꼽을 정도더군요. 오색그린야드호텔의 30평 룸은 내가 찾는 조건에 잘 맞는 곳이었습니다. 시설이나 분위기가 좀.. 지나치게 저렴해 보인다는 실제로도 그렇다는 부분만 빼고 말이죠.

Osaek-ri, Mt. Seorak Area 호텔 바로 길 건너 풍경

방 시설의 “허접함”을 메우는 온천과 찜질방

이것저것 따지다 보니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돼버려 예약을 하게 된 이 호텔은 내설악 절경 중 하나인 주전골 입구의 오색약수 바로 옆에 있습니다. 탄산 약수터 바로 옆에 있는 만큼 훌륭한 온천으로도 이름을 날린다고 하네요. 아버지 어머니께서 좋아하시겠군. 딱 이정도 생각으로 방을 잡았고 그 이상의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리모델링을 거쳤다고는 해도 객실이 상당히 낡으리란 건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었고 실제로도 요즘의 잘 꾸며진 리조트나 호텔 수준엔 한참 못미쳤습니다. 그래서 “썸 타는 아름다운 밤”을 꿈꾸는 게 여행의 주 목적인 이에겐 비추. 하지만 꼭 인테리어에서 그런 어떤 썸스런 분위기를 느껴야만 하는 이가 아니라면, 이 호텔은 나이와 취향을 넘어서는 강점을 분명 갖고 있습니다. 바로 온천과 찜질방입니다. 대형 불가마 찜질방과 히노키탕, 탄신천 등을 갖춘 온천은 수질도 시설도 매우 훌륭하여 근처 다른 숙박지에 묵는 사람들도 많이 찾아올 정도입니다. 온천욕 좋아하는 부모님이나 찜질방 좋아하는 젊은 커플들이라면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요소이지요.

Osaek-ri, Mt. Seorak Area Osaek-ri, Mt. Seorak Area Osaek-ri, Mt. Seorak Area 호텔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에서 시작되는 설악산 주전골 풍경들

설악산과 동해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위치

이 호텔의 또 다른 강점은 위치입니다. 호텔은 오색약수 옆이자 설악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주전골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앞에 있어, 이곳을 거점으로 2~3시간의 기분좋은 하이킹에서부터 본격적인 설악산 정상 등반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습니다3. 동쪽으로는 44번 국도를 따라 차로 40여 분만 달리면 낙산사와 동해 바다가 있는 양양에 닿을 수 있습니다. 오색약수터 앞 산채음식점 식당가는 호텔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닿을 수 있습니다. 호텔이 산골 한 가운데 있는 것 치고는 식사 선택의 폭이 넓으며, 이는 자체 레스토랑이 매우 부실한 이 호텔의 단점을 무난하게 커버하죠. 그리고 근처에 마트도 있습니다. 한 마디로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풍경과 맛집 모두 섭렵할 수 있는 위치라 할 수 있습니다.

Naksansa Temple & Beach Naksansa Temple & Beach 호텔에서 차로 40분: 양양 낙산사

마지막으로 어마무시하게 경제적인 숙박비

온천과 함께 가격이야말로 이 호텔의 장점입니다. 5월 초 연휴 기간에, 솔비치 급 리조트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묵을 수 있는 “모텔이 아닌 호텔”은 강원도 지역에 몇 안 됩니다. 이번 방문 때는 비수기 가격이 적용됐고 30평형 2룸 스위트(최대 6인)를 30만원 후반대에 3박 할 수 있었습니다. 4인 기준실이라 1박당 온천 이용권이 4장씩, 총 12장을 받아 온천욕도 맘껏 했습니다(찜질방 요금은 별도). 같은 호텔이란 장점을 활용하여 새벽녘에 편한 차림으로 온천엘 가면 새파란 물빛이 욕탕 천장에 아른거리는4, 갓 공급된 이곳 탄산 온천수에 몸을 담글 수 있습니다.

Hangyeryeong 호텔에서 차로 20분: 한계령 정상


  1. 이 호텔의 레스토랑은 상당히, 별로입니다. 특히 호텔 숙박의 즐거움 중 하나인 “아침조식”은 기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서 가격도 착하지 않고요. 
  2. 더럽지는 않지만 예쁘거나 멋지단 표현은 쓰기 힘듭니다. 방에서의 전망도 딱히 좋지는 않습니다(그냥 숲). 대신 옛 호텔 답게 방 넓이는 넉넉한 편입니다. 
  3. 단, 2014년 5월 현재 주전골 계곡 따라 용소폭포 등을 둘러보는 하이킹 코스 외의 등반 루트는 모두 산불 예방을 위한 출입 통제 중입니다. 
  4. 이 탄산 온천수는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산화되어 탁한 쇳물 색으로 변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