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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배터리로 맥북(12인치, 레티나) 충전, 어디까지 될까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애플의 새 맥북(12인치, 레티나)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단 한 개의 USB type C 포트. 이 포트로 인한 나름 혁신적인(?) 변화는 바로 맥북을 일반 휴대용 외장배터리로 충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맥북과 외장배터리를 연결해 몇 가지 사용성 테스트를 해 보았습니다. 알아보고자 한 것은 정품 어댑터(출력 29W = 14.5v에서 2A)에 비해 현저히 낮은 출력을 가지는(일반적으로 5v에서 2A안팎) 휴대용 전원기기들의 USB포트가 맥북의 ‘전원’으로 충분한가 하는 것입니다.

우선 맥북 정품 어댑터

220v 콘센트에 꽂아 USB type C 케이블로 연결되는 맥북 정품 어댑터에 연결했을 때,  idle 시 대략 9.4W 정도로 맥북이 충전됩니다. 사파리나 포토샵 등 다른 프로그램들을 돌려도 크게 변화하진 않고, 사용하면서 배터리 충전도 꾸준히 됩니다.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0 Digital AV Adapter + 정품충전기

USB 멀티차저에 연결한 경우

ANKER사의 5포트 USB멀티차저는 스펙상 12W(5v, 2.4A) 정도의 출력을 가집니다. 여기에 양 끝 단자가 각각 USB type A / USB type C인 변환케이블(NEXI사 제품 1.8m 길이)로 맥북을 연결했을 때, idle 시 맥북이 1.4W 정도로 충전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어댑터에 비해 훨씬 느리게 충전이 된다는 뜻이죠.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1 Nexi 케이블 + ANKER Charger Max

그나마 idle일 때나 텍스트 기반의 웹서핑 정도일 때 저 정도로 충전이 되고,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사파리를 통해 실시간 중계영상 등을 볼 때는 충전이 되지 않습니다. 포토샵 실행 시 0.5W로 배터리가 방전(discharge)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무런 연결 없이 맥북 배터리로만 구동할 때는 약 6W 정도로 배터리가 방전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 전원을 연결했을 때 그만큼의 활용 시간 연장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2 Nexi 케이블 + ANKER Charger Ps6 실행시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USB 전원 기기를 통한 맥북 충전 정도가 케이블 길이에 따라서도 꽤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입니다. 1.8m 케이블 대신, 1m 길이의 중국산 케이블로 멀티차저에 연결해 보니 놀랍게도 idle 시 3.6W로 충전이 되었습니다. 케이블 자체의 저항과 그 안을 흐르는 전류는 반비례하므로 길이가 80% 정도 길다는 점(저항이 그만큼 더 크다는 것)이 충전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케이블 불량이 아니라는 전제하에서지만 말이죠.1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3 중국케이블 + ANKER Charger Max

휴대용 외장배터리에 연결한 경우

이번 테스트의 핵심은 바로 기존의 휴대전화 등을 외부에서 충전할 때 쓰는 외장배터리를 맥북 충전에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제가 쓰는 외장배터리는 ANKER사의 ‘2nd Gen. Astro 2’ 모델로, 9600mAh 용량입니다. 이 배터리의 특이한 부분이라면 바로 USB 포트 출력 전류가 최대 3A라는 점입니다. 현재 국내에선 대부분 2A, 혹은 2.1A 정도가 최대인 것에 비하면 맥북에 연결 시 꽤 나은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구입한 배터리였습니다.

해당 배터리 연결 후 idle 시에는 약 3W로 충전이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전부 1m짜리 케이블을 사용했습니다. 1.8m 케이블로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겨우 0.6W 정도 충전되는 정도였고 대부분은 방전 상태였습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아무것도 연결하지 않는 것 보다는 훨씬 맥북의 배터리 소모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외부에서 맥북을 더 오래 쓸 수 있기 위한” 목적에는 부합하긴 합니다.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4 중국케이블 + 외장배터리 idle

다시 1m짜리 케이블을 연결하고 사파리를 실행해 보면, 처음 실행 시 방전모드로 들어갔다가 일반적인 텍스트 기반의 뉴스 기사 등을 볼 때는 다시 1W 안팎으로 충전이 됩니다.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5 중국케이블 + 외장배터리 Safari 텍스트

시스템 자원을 많이 잡아먹는 플래시 기반의 라이브 캐스트(스포츠 중계 등)을 보면 맥북 배터리는 약 0.2~2.4W 정도로 방전이 됩니다.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6 중국케이블 + 외장배터리 Safari 야구중계

결론: 충전에 목숨 걸지만 않는다면..

전원 어댑터에 연결한 것 만큼은 아니지만, 맥북의 USB type C 포트를 통한 외부 전원 활용은 실생활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한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외장배터리를 스마트폰에 연결했을 때는 ‘사용과 동시에 쾌속충전’을 기대하고 또 그렇게 됩니다만, 맥북을 연결했을 때는 사용과 동시에 충전은 사실상 힘들다고 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외장배터리를 갖고 다니는 기본 목적이 휴대용 기기를 ‘전원 콘센트 없이 좀 더 오래 쓰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맥북과 USB 전원기기의 조합은 충분히 가치가 있습니다. 여행갈 때 맥북+넉넉한 외장배터리 하나면 10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기에서도 비행 내내 콘센트 걱정 없이 랩탑을 쓸 수 있단 뜻이니까요. 게다가 꼭 ‘충전’을 해야겠다면, 배터리에 연결한 채 맥북을 닫아두면 (충분한 속도는 아닐지라도) 충전 역시 가능하니까요.

외장배터리 맥북 충전 7


  1. 2016년 2월 추가업데이트: 추가로, 블랙프라이데이 때 아마존에서 구입한 15cm 길이의 USB to USB-C 타입 케이블을 1.5A 전류량의 소형 외장배터리에 연결했더니, idle 시 0.2~1.2 사이의 충전을 보이네요. 길이의 차이는 적은 샘플에서나마 존재하는 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