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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울트라파인 4K 모니터 직구 및 간단 리뷰

 

애플의 모니터사업 종료 발표와 함께 지난 연말 출시된 LG 울트라파인 4k 및 5k 모니터는 출시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내 출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5k모니터는 부실한 회로 전자기파 실드 문제 등으로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는 상황이라, ‘조만간’ 출시가 가능한 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는 상황이죠. 그래서 고심 끝에 직구로 4k모니터를 구입하기로 결정, 지난 2월 20일 결제를 마친 지 딱 열흘 만에 배송을 받았습니다. 무게, 가격, 문제 발생 시 번거로운 반품절차 등으로 인해 고가 모니터 직구는 그렇게 추천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인지, 아니면 울트라파인 모니터 자체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은 때문인지, 딱히 검색에 걸리는 자료도 없고 해서 혹시 관심을 갖고계신 분들을 위해 기록으로 남겨 둡니다.

직구 할 만 한가?

LG 울트라파인 4k 모니터의 미국 애플스토어 출시 가격은 699달러이지만, 잘 알다시피 지난 연말부터 지금 3월 초까지도 애플의 usb-c타입 케이블 관련 제품 전반에 25% 할인행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기준으로 해당 모니터의 구입 가격은 524달러입니다. 직구 배송비 및 관부가세 등을 더해 원 가격인 699달러가 넘지 않는다면, 아직까지 국내 미출시 제품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딜이라 할 수 있죠. 물론 이는 전적으로 이 모니터가 국내 출시 전이며, 현지에서 25%할인행사 중이란 조건에 한정해서임을 감안하는 게 좋습니다. 불량 발생시의 멘붕 우려, 부피나 무게 등으로 인한 높은 배송료를 감안하면, 저 두 조건 중 하나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구입을 심각하게 재고해 보는 게 좋을 겁니다. 여튼 직구에 든 총 비용은 아래와 같습니다(단위: USD)

소매가 현지배송 현지tax 배송대행 보험 관세 부가세 TOTAL
524 0 0 47.55 15.72 0 64.01 651.28

배송대행 업체는 ‘몰테일’을 이용했습니다. 규모가 큰 만큼 배송대행 업체 중 다소 비싼 가격을 자랑하지만, 전 그냥 여길 쭉 써 왔던 터라 다른 곳과 굳이 가격비교 같은 걸 해 보진 않았습니다. 델라웨어(DE)의 배송대행 주소를 활용해 소비세를 면제받았고, 대신 배송대행료에 1달러 수수료가 추가됐습니다. 물품가액 500달러 이상이면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보험은 모니터라는 특성 상 최소한의 안심 장치로 있어야 할 것 같아 가입했습니다. 현재 한-미간 관세협정 하에서 PC모니터에는 관세가 붙지 않고 부가세만 10% 부과됩니다. 여담으로 처음에는 관부가세가 120달러가 넘게 부과되어서 몰테일 측에 문의를 넣었더니 “TV로 잘못 산정된 것 같으니 기다려달라”는 답이 왔고(TV에는 관세 8%가 부과됩니다), 이틀정도 후 다시 부가세만 부과된 금액이 새로 통지되었습니다. 혹시 타 업체 이용 시 배송료 등 계산에 참고할 수 있도록 울트라파인 4k 모니터의 배송박스 기준 부피 및 무게도 적어둡니다. 직접 재 본 수치는 아니나, 제가 이 수치로 가늠했던 배송료와 실제 배송료 사이에는 오차가 없었습니다.

가로 * 세로 * 두께 (inch) 가로 * 세로 * 두께 (cm) 배송무게 (lbs)
23.74 * 19.96 * 11.38 60.3 * 50.7 * 28.91 20.50

4k와 5k 사이. 선택은 ‘내 환경’에 맞게

21.5인치의 4k냐, 27인치의 5k냐의 선택 문제는 순전히 개인적 용도에 좌우될 것 같습니다. (출판, 콘텐츠 및 디자인 관련 1인사업자로서) 저는 대부분의 업무를 카페에서 12인치 맥북[1]으로 보는 편이고, 작업실이나 내 방 따윈 없는 서민가장.. 집에서는 매일 두어 시간 가량 ‘앉은뱅이 책상’에서 추가작업 혹은 인터넷 서핑을 합니다. 외부 모니터 이용은 때때로 장시간 InDesign이나 Illustrator, Lightroom 작업 시 부담이 가중되는 목관절과 시력 등에 최소한의 보호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저처럼 앉은뱅이 책상을 즐겨쓰는 경우 모니터와 눈의 거리가 일반적인 개인 책상보다는 훨씬 가까운 편이라 27인치는 제게 지나치게 큰 모니터입니다. 일반적인 ‘사무실 책상’의 환경에서도 5k 27인치는 꽤나 클 것 같아요. 기역(ㄱ) 자의 ‘팀장 이상 직급의 책상’은 있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크지 않은 책상, 좁은 방에서의 작업을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이 점에서 5k보다 4k가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지금 모니터를 활용해 글을 쓰고 있는데, 눈에서 약 1미터 정도 떨어진 21.5인치 화면이 시야에 딱 들어찰 만큼 크고 선명하고 폰트 크기도 적당합니다.

2015 맥북의 48Hz 리프레시율

진작에 눈여겨보고 있던 울트라파인 4k 모니터 구입을 망설여왔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이 모니터의 화면 주사율(refresh rate)이 2015년 출시 맥북에서는 일반적인 60Hz 대신 48Hz로 작동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어차피 FPS 게임같은 건 하지도 않고 영상작업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뭔가 좀 어색한 느낌을 주진 않을지 하는 걱정이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The Verge의 리뷰 기사에도 나왔듯[2], “30Hz보다는 훨씬 낫고 생각보다 거슬리지 않는다”는 평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실제로도 파인더를 빠르게 움직인다든지 스페이스 전환, 영상 재생 등 일반적 사용 시 전혀 문제를 느끼진 못하고 있습니다. 해당 장면 간단하게 찍은 영상도 첨부합니다.

LG Ultrafine 4K Monitor’s 48Hz output with 2015 MacBook from Highway Banana on Vimeo.

선 없는 세상으로 한 발 더 가까이

지난 2015년 USB-C 포트 하나 달랑 달고나온 맥북에서부터 애플은 ‘선 없는 세상’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LG 울트라파인 4k모니터 역시 제게는 그 과정의 일부로 느껴집니다. 사실 ‘이동성mobility’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모니터가, 제게는 생각보다 많은 이동성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다른 4k모니터’가 아닌 ‘바로 이 모니터’였어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이전까지 집 안의 특정 장소(거실이나 방 등)에 제 맥북과 외장 모니터를 세팅하기 위해 필요했던 장비는 최소 4종(hdmi케이블, 맥북 전원용 usb-c케이블, 맥북 충전어댑터, 모니터 전원 케이블)이었고, 여기에 외부 usb장치 입출력까지 필요하다면 usb허브 등도 추가로 주렁주렁 달려야 했습니다. 꼭 필요하면 세팅을 해서 했겠지만, ‘그냥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은 결코 아니었죠. 반면 지금 침대에서 TV를 보며 무릎에 랩탑을 두고 작업을 하다 문득 거실 식탁에서 모니터를 달고 제대로 작업을 해야겠단 마음을 먹는다면, 제가 거실로 옮겨야 할 것은 모니터와 맥북 외에 ‘모니터 전원케이블’과 ‘usb-c 케이블’ 달랑 두 개 뿐입니다. usb-c케이블을 모니터 뒤에 연결만 하면 맥북 충전과 모니터 출력이 한 번에 해결되고, 모니터 뒤에 세 개 더 달린 usb-c포트로 다른 장치들도 연결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해당 usb-c 포트들이 usb 2.0 속도(480mb/s)로 작동하는 건[3] 명백한 한계입니다 무늬만 usb-c.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정 공간에 작업실이나 작업 책상을 두고 있지 않은 제 라이프스타일에 이 이상 들어맞는 기기는 없어 보입니다. ‘무선 영상 송신’이 가능해 질 때까지는요.
lg ultrafine 4k monitor back panel

아, 글을 맺고 보니 정작 화면과 화질 이야기는 하나도 안 했네요;; 그런데 사실.. 이건 딱히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대단히 크고 아름답고 황홀하다, 정도면 될까요.. 아이폰7 화면을 그냥 21인치로 펼쳐놓은 거라 보면 되고… 마치 맥북의 레티나 화면이 그랬듯,

한 번 보고나면 다른 모니터로 돌아갈 수가 없게 돼요 ㅠㅜ


  1. 해당 업무가 ‘12인치 맥북(early 2015, 기본형)’으로 가능하냐는 건 또 완전히 다른 얘기라 따로 포스팅을 생각중이긴 한데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100페이지 내외 컬러 책자(국배판에서 B4정도 사이즈)의 인디자인 작업, 2천만 화소 내외 미러리스 디카 RAW파일들의 라이트룸 보정 작업, 일반적인 사진+텍스트와 간단한 패스 등으로 구성된 배너 인쇄물(최대 10미터 사이즈)을 위한 일러스트레이터 작업 등에서 기존의 제 워크스테이션이었던 맥북프로(late 2013, 13인치)와 의외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이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이 정도면 뭐” 하고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라, 집에서는 맥북프로, 밖에서는 맥북의 구성을 통합해 업그레이드 된 최신 맥북 한 대로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
  2. “This doesn’t bother me as much as I thought it would — it’s a lot better than 30Hz, which is the 4K refresh rate that the MacBook was specced for on launch last year, and for my uses the dramatic leap in image quality and convenience is worth the speed tradeoff.”  ↩
  3. 썬더볼트3 규격이 아닌 맥북(2015, 2016)의 usb-c 대역폭의 한계상 4k 영상 신호와 usb 3.0 이상의 버스 스피드가 동시 구현이 안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