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쪽이 암탉이야?
원제: Poussins Poussines (프랑스, 2024년)
글·그림 : 로랑 카르동
옮긴이: 김보람
크기(가로x세로x두께): 211x286x9mm
쪽수, 형태: 32쪽, 각양장
발행일 2025년 9월 15일
ISBN 979-11-91536-07-2 (77860)
정가 15,500원
“우린 정말 차이가 있어?” 병아리들의 편가르기 대소동
병아리들이 편을 나누어 놀기로 했어요. 어떻게 나누면 좋을까요? 삐약이가 자신있게 ‘남자 편’과 ‘여자 편’으로 나누자고 얘기해요. 하지만 삑삑이가 삐약이에게 되묻죠.
“잠깐, 그런데 누가 여자 편이야?”
병아리들은 누가 커서 암탉이 될지, 누가 수탉이 될지 알 수 없어 고민에 빠지게 돼요.
“암탉이 될 병아리는 오래 달리기를 잘하지 않을까?”
“수탉이 될 병아리는 몸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을까?”
“암탉이 될 병아리는 분명 눈물이 많을 거야!”
아무리 다른 기준을 갖다놔 봐도, 결국 모든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이렇게 합의하죠.
“우린 다 똑같아! 고민할 게 뭐가 있어? 그냥 둘로 나누자!”
책에는 이야기에 더 몰입하게 만들고, 눈과 몸으로 함께 읽어보는 상호작용 요소가 담겨 있어요. 독자는 안내에 따라 책을 탁 닫고, 마구 흔들고, 아래로 기울이고, 후우우 하고 바람을 부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책을 조작해 볼 수 있어요. 유쾌하고 다정하고 즐거운, 놀이 같은 독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젠더 고정관념에 대해 질문하고 생각해 볼 거예요.
놀이가 가미된 읽기로 젠더 고정관념에 답하는 그림책
《어느 쪽이 암탉이야?》는 병아리들의 질문을 통해 젠더 고정관념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집니다. “커서 암탉이 될 병아리가 여자 편이지. 수탉이 될 병아리는 남자 편이고”라는 쉬운 답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이들 사이에서 실제로 어떤 특성이 특정 성별에만 해당되는지 알아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유쾌한 소동극을 통해 독자는 그런 고정관념이 사실은 우리 머릿속에만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회 정의와 차별 등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들을 색다르고 재미있게 다뤄 온 작가 로랑 카르동은 이번 작품에서도 운동장에서의 젠더 고정관념을 장난스럽고 친절한 접근 방식으로 다루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다양성과 평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끕니다.
아이들이 책을 직접 만지고 움직이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이야기와 별개로 상호작용적인 요소를 넣은 점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책을 닫고, 흔들고, 기울이고, 바람을 부는 등의 활동은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며 이야기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병아리들이 겪는 고민과 깨달음에 더욱 구체적으로 공감하도록 만듭니다.
“다 똑같아! 고민할 게 뭐가 있어?”라는 병아리들의 깨달음처럼, 이 작품은 성별과 관계 없이 우리 사이에 차이보다는 공통점이 더 많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아이들이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피부색’에 대한 우화를 담은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어느 쪽이 우리 편이야?》와 더불어, 다양한 정체성과 다양한 문화에 대한 재미있는 지적 여정을 이끌어 주는 건강한 시리즈의 시작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저자 소개
로랑 카르동 Laurent Cardon
프랑스에서 태어난 로랑 카르동은 파리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뒤 애니메이터,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브라질, 중국, 한국, 스페인 등지의 작품에도 참여했습니다. 1995년부터 브라질 상파울루에 살며 본격적으로 아동문학을 시작한 작가는 2014년 브라질 국립 아동·청소년 도서재단(FNLIJ) 최우수 아동도서상, 2016년 프랑스 도서유통체인 컬튀라(Cultura)의 프리 퀄튀라 문학상(Prix Cultura) 등을 수상했습니다. 《어느 쪽이 암탉이야?》와 《어느 쪽이 우리 편이야?》에서 보듯 로랑 카르동은 정의와 차별 등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들을 색다르고 재미있게 다룬 작품을 활발히 내놓고 있습니다.
김보람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언론사와 출판사에서 일했습니다. 2025년 현재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유네스코뉴스레터》의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다양성과 관용, 평등에 관한 책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깁니다. 옮긴 책으로 《엄마와 나》, 《그냥 물어봐》, 《몸몸몸》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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