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만드는 일은 아이와 함께할 때 더욱 즐겁습니다

그림책을 만드는 일은 언제나 즐거움을 주지만, 때로 더욱 특별한 추억을 남겨줄 때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책을 만들며 다름아닌 아이들의 도움을 직접 받을 때이지요.

‘아이들의 감성’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한 여러 가지 고민들이 막다른 골목에 부딪칠 때, 작가와 편집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밉니다. 아이들이 직접 하지 않으면 도저히 그 ‘맛’이 나지 않는, 아이들의 손글씨가 대표적인 분야이지요. 아무리 노련한 일러스트레이터도, 엉성함을 흉내내기 위해 일부러 익숙한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쓴다 해도, 어른으로서는 온전히 흉내내기가 불가능한 것이 바로 아이들의 글씨니까요.

“엘리야, 여기 이 글자들 네가 한번 써 줄 수 있어?”

“응? 아빠.. 파파.. 숙모.. 루시.. 삼촌.. 이걸 왜 내가 써?”

“아빠 글씨는 너무너무 못생겨서 책에 쓸 수가 없거든. 엘리 예쁜 글씨가 훨씬 나을 것 같아.”

“히히, 아빠 글씨는 좀 그렇긴 하지. 알았어. 내가 써 줄게!”

 

그렇게 『스텔라네 가족』의 당찬 소녀 스텔라가 삐뚤빼뚤 써 내려간 한글 파티 초대장이 탄생했답니다. 일곱 살 엘리의 소중한 글씨가 영원히 책으로 남게 됐다는 것은 덤이지요. 그 사이 훌쩍 커버린 아이는 이제 책 속에 남아있는 자기 글씨를 보고 “우웩! 글씨가 왜 이래!”하고 기겁을 하지만, 이렇게 책 속에서 ‘아이의 일곱 살 그 때’는 두고두고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겁니다.

원작자인 홀리 클리프턴-브라운Holly Clifton-Brown의 영문 초대장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기회가 된다면 한번 물어보고 싶네요 🙂

카테고리: 일 이야기